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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저주’ 풀어야 한국 경제 희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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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17-12-29 13:46 조회1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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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에프앤가이드 사장은 “한국 경제는 ‘삼성의 저주’에 갇혀 있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는 한국 기업을 숫자로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회사다. 김 사장은 30년 넘게 그런 일을 해왔다. 그런 그가 한국 제일 기업 삼성을 저주라고 표현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는 삼성의 저주가 “한국, 한국 경제에 대해 세 개의 ‘잘못된 눈(視)’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착시(錯視)가 첫 번째다. 반도체 수출 같은 게 대표적이다. 삼성 혼자 잘나가는데 우리 경제가 잘나간다는 환상에 젖게 했다. 삼성 덕에 큰 숫자가 좋으니 방심한다. 흥청망청, 구조조정이니 개혁·도전 같은 말을 잊는다. 그러다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면 한국 경제도 된서리를 맞는다. 1997년 외환위기가 대표적이다. 이런 일은 한 번이면 족한데 벌써 몇 차례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니 저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질의 :저주는 역설적 표현이다, 이런 뜻으로 이해하겠다. 나머지 두 개의 눈은 뭔가.
응답 :“삼성전자의 올해 평균 임금은 1억700만원이다. 제조업 평균 43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여기서 두 번째 저주, ‘질시(嫉視)’가 생긴다. 한국 사람은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나도 삼성만큼 받아야겠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삼성을 욕하고 깎아내린다. 삼성전자가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면서 욕먹는 기업 1위인 이유다. 세 번째는 ‘사시(斜視)’, 비뚤어진 눈이다. 삼성이 잘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삼성 혼자 배부르지. 이런 비틀린 시선이 재벌 전체로 확산된다. 결국 ‘혼자 잘나가는 재벌 따윈 없어지는 게 좋겠어’로까지 발전한다. 뒤틀린 심사와 반감도 오래 쌓이면 국민 정서가 된다. 이런 저주를 풀어내지 못하면 한국에, 한국 경제에 내일은 없다.”

한국 경제의 내일이 궁금해졌다. 당장 내년은 어찌 될까. 삼성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원년이 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국내외 정치·경제·통상·외교·안보 지형이 모두 바뀌고 있다. 내년 삼성의 모습은 올해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삼성의 내년은 험로 그 자체다. 전방위 과제가 삼성 앞에 놓여 있다. 안으로는 해묵은 지배구조 문제와 구조조정 숙제, 노치(勞治)의 시대와 만나고 밖으로는 미국의 법인세 인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뒤끝에 응수해야 한다.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과제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이겨내면 삼성의 저주를 풀고 한국 경제가 고질병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내년 한국 경제엔 치유와 희망의 싹이 틀 수 있을까. 삼성의 당면 과제를 통해 2018년 한국 경제를 진단해봤다. 분석과 전망은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착시의 눈, 반도체  
  
반도체 착시의 출발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연 매출은 200조원, 영업이익은 30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가 없다면 코스피 시가총액의 21%가 날아가고, 일자리 16만 개, 법인세 7%(2016년, 3조2000억원)도 사라진다. 수출은 더 치명적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의 5분의 1(1033억 달러)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올해는 특히 반도체 착시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선전까지 겹치면서 지난달까지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16.8%를 차지했다. 덕분에 525개 상장사의 영업이익도 3분기까지 26조원 늘었다. 주가는 2500을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숫자는 형편없다. 523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이 늘었을 뿐이다. 주가는 1800선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가 올해 3%, 내년에도 3% 안팎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내년 초 1인당 소득 3만 달러 돌파도 예상했다. 이런 숫자들을 만들어낸 것도 반도체 호황이다. 반도체를 뺀 한국 경제의 진짜 체력은 초라하다. 자칫 반도체 호황에 취했다간 예기치 않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미 전력이 있다. 1993~95년 전대미문의 반도체 호황이 끝난 뒤 한국 경제는 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2002~2004년 D램 호황이 지나자 2008년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반도체 호황에 취해 산업 구조개혁과 사양산업 구조조정을 미루다가 맞은 위기들이다. 
내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개 2~3년이 주기인 반도체 호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세계 D램 시장은 공급 부족이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서버 관련 투자를 적극 늘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일부 D램 라인을 시스템 LSI로 전환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가 공급을 늘리기 시작하는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다. 유안타증권 기업분석팀은 삼성전자의 2018년 매출액·영업이익을 각각 270조원·68조원으로 예상했다. D램의 영업이익은 24조원(전년비 16%↑), 낸드 부문은 16조원(전년비 23%↑) 늘어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주기로 보면 내년이 호황의 정점이기 쉽다. 내년이 ‘착시의 눈’을 바로잡을 마지막 시간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반도체 착시에 취해 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 등 취약 산업의 구조조정을 또 미룰 경우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 삼성의 저주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질시의 눈, 뒤집힌 순환출자 해석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1일 2년 전 삼성그룹 순환출자 관련 유권해석을 뒤집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라 생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삼성SDI가 가진 주식 404만 주를 더 팔아치워야 한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이는 국민이 법을 신뢰하면 정부가 이를 보호해 법적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신뢰 보호의 원칙’을 깬 것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2년 전 공정위의 판단엔 무리가 없다”면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을 근거로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다”고 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면 그때 또 공정위 해석을 뒤집을 셈인가.
 
지난해 삼성은 SDI의 삼성물산 지분 500만 주(2.6%)를 이재용(0.7%), 삼성생명공익재단(1%), 기관투자가(0.9%)를 통해 해소했다. 내년에 404만 주를 더 팔아치우려면 이런 방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공정위의 전수조사로 공익재단을 활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이재용은 구속 수감 중이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기야 정권이 바뀌었다고 법도 바뀌는 상황에선 삼성 아니라 어떤 기업도 제대로 사업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뜩이나 김상조는 “재벌들 혼내주느라 늦었다” “뭐가 문제인지는 재벌들 스스로 알 것”이라고 말해왔다. 공정거래위원장부터 대기업을 ‘손봐줄 대상’이라며 질시의 눈을 부릅뜨고 있으니 이래저래 내년도 삼성은 물론 대기업들엔 고난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사시의 눈, 삼성중공업과 노동이사제
 
이달 초 삼성중공업은 올해 4900억원, 내년 24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적자 폭이 커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 시장에선 올해 흑자, 내년엔 소폭 적자를 기록한 뒤 2019년 이후엔 본격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만큼 시장의 충격도 컸다. 주가는 급락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애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자구안을 내면서 2016~2018년 신규 수주 150억 달러(연평균 50억 달러)를 확보하고 정규직을 1만4000명에서 최대 5600명(40%) 줄이겠다고 했다. 신규 수주는 올해까지 약 80억 달러(지난해 5억 달러)에 그쳤다. 인력 구조조정도 미흡했다. 올 3분기 정규직원 수는 1만1000명으로 자구안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런 결과는 뻔히 예상돼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 때 창원을 찾아 “금융 채권자는 고통을 분담하되 (조선) 노동자와 중소 협력업체의 고통이 추가되면 안 된다”고 했다. 괜히 ‘노치(勞治)의 시대’란 말이 나온 게 아니다. 대통령의 눈부터 기울어졌으니 기업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삼성은 결국 노동자 대신 금융 채권자와 주주의 부담을 늘리는 쪽을 선택했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 멤버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선두 주자는 서울시다. 2016년 서울시는 정원 100명 이상인 산하·투자기관에 의무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내년부터는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동지침)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5% 넘게 가진 상장사는 190여 개다. 국민연금 이사장도 여당 정치인 출신이다. 국민연금이 노동이사제를 밀어붙이면 재계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삼성이 특히 표적이 될 수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화재·삼성에스원 등에 노조가 있긴 하지만 대개 산업별 지회다. 여전히 큰 틀에선 ‘무노조 경영’ 원칙을 지키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삼성의 특별함은 무노조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며 “노조 없는 회사 하나쯤은 용인할 수 있어야 진짜 자본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내년 삼성이 맞닥뜨릴 최대 도전은 노동이사제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친노(親勞)의 시각에서 보면 노조 없이 잘나가는 삼성이 얼마나 밉겠나”라며 “(노조 입장에선) 노동이사제는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수단이자 도구”라고 말했다. 

삼성의 저주는, 삼성의 성공 신화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산물이다. 삼성의 성공 신화는 박정희 시스템과 걸출한 기업가 정신이 결합해 탄생했다. 미국의 경영학자 앨프리드 챈들러가 말한 “물적·인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고안된 정교한 관료 체제의 ‘보이는 손’”과 범정부 차원의 산업 연구 지원, 수출 지상주의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런 박정희 시스템은 성장의 관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양극화를 부추긴 분배의 문제는 해결 과제다. 삼성의 저주를 푸는 일은 한국 경제의 고질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 성장 시스템은 유지하되 분배 파이프를 넓고 크게 키워야 가능한 일이다. 삼성의 저주가 풀리는 날, 그날이야말로 한국 경제가 새 희망을 쓰는 날일 것이다. 2018 무술년, 내년이 그 출발이 되기 바란다. 하지만 삼성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정재의 퍼스펙티브] ‘삼성의 저주’ 풀어야 한국 경제 희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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