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가 만난 시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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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10-02-22 22:51 조회1,21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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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만난 시장 고수]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중앙일보] 기사
“요즘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 큰돈 벌게 될 것”
강방천(50·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한국 펀드시장의 이단아다. 남들이 꺼리는 길을 앞서간다. 그는 65개 국내 자산운용사 중 유일하게 펀드 직판(은행·증권 등 판매회사를 거치지 않는 직접 판매)을 고집하고 있다. 나의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야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좋은 기업의 가치는 반드시 주가로 연결된다는 신념의 소유자다. 시장이 공포에 휩싸일 때 그의 눈은 더욱 반짝인다. 가치 있는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과 거꾸로 가는 배포로 그는 외환위기 직후 1억원을 150억원으로 불렸고, 그 돈으로 지금의 자산운용사를 차렸다. 2008년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투자자들에게 “인내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전국을 돌며 강연회를 했고, 신문 광고로 장문의 편지도 계속 썼다. 시장이 나빠지자 갑자기 잠행(潛行)에 들어간 대다수 시장 리더들과 딴판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시장은 대반전극을 펼쳤고,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76%를 기록해 중앙일보 펀드평가 중소형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강 회장은 시장을 앞서가는 투자 판단으로 명성을 얻었다. 요즘 관심을 쏟는 분야는 무엇인가.
“그린산업의 중심에 있는 전기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우리의 소비 패턴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까, 한국 기업들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등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나의 결론은 한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 시대도 선도하면서 엄청난 성장의 과실을 주식 투자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이란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좀 생뚱맞게 들린다. 아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지난해 여름 중국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중국의 거리는 전기 자전거의 물결이었다. 자전거용 전기모터 제작을 위해 엄청난 구리가 소비되고 있었다. 앞으로 구리 관련 산업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BYD는 하이브리드카의 상용화에 들어갔다. 미국의 워런 버핏이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에 에셋플러스 글로벌펀드도 돈을 넣었다.”
-한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에서도 두각을 보일 것이라 했는데.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레오모터스라는 회사를 최근 몇 차례 방문했다. 이 회사는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꿔 자동차를 굴리는 ‘파워 트레인’을 만든다. 이 회사의 제품을 시승하면서 현 수준의 배터리로도 엄청난 구동력을 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160t의 트럭을 최고 시속 120㎞로 운행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벌써 관련 업체들이 구매를 타진 중이라고 한다. 관건은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진입장벽인데, 이게 확인되면 투자할 생각이다.”
레오모터스는 아직 국내 증시엔 상장되지 않은 회사지만 모기업인 지주회사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 우회 투자가 가능하다. 강 회장은 “자동차용 배터리시장을 이미 국내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지 않느냐”며 “전기자동차 산업은 국내 기계공학의 열세를 전기·전자공학의 우위로 일거에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제를 최근 증시로 돌렸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위기는 언제나 존재하고 또 언제나 끝난다. 사람들이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좋을 때는 위기가 없을 듯 생각하고, 또 막상 위기가 닥치면 영원할 듯 걱정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오면 오히려 가치를 높이는 기업들이 많다. 그런 기업들을 찾아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게 나의 소임이라 생각한다. 재정적자 때문에 금융위기가 온 적은 없다.”
-그렇다면 증시를 낙관하는 것인가. 주가 흐름을 전망해 달라.
“나는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맞히기 힘들고 중요하지도 않은 시황 전망에 시간을 허비한다. 여의도의 증권사들을 봐라. 그들은 투자자들이 흥분할 때 지수 2000을 예측하며 덩달아 흥분하고,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는 지수 500을 걱정하며 함께 떨었다. 이는 주식을 언제든 사고팔 증서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의 본질은 가치 있는 기업의 주인이 돼 그 성장 과실을 향유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기업을 찾기에도 너무 바쁘다.”
강 회장은 “그동안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행복을 안겨주었던 삼성전자나 포스코가 주간·월간·6개월 등 단기 수익률 상위 종목에 랭크된 것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좋은 기업의 주인이 됐다는 생각으로 오래 투자하는 사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에셋플러스의 리치투게더 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돈을 어떻게 굴리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의 투자 대상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불황을 즐기며 끝까지 생존할 1등 기업군이다. 불황기의 구조조정을 활용해 오히려 시장의 과점적 지위를 키우는 기업이 한국에는 많다. 둘째는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기업들, 중국시장 팽창의 혜택을 만끽하는 기업들이 우리의 표적이다. 셋째는 미래 신산업을 리드하는 기업들이다. 모바일 시대의 인터넷 관련 사업과 그린혁명을 이끌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리치투게더 펀드는 출시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700억원어치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직접판매의 길이 생각보다 험난했다.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의 펀드를 사려면 인터넷 구매에 앞서 은행에 송금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이를 거부했다. 펀드 판매사인 은행의 입장에서 직판 운용사의 탄생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씨티와 SC제일 등 2개 외국계 은행과 겨우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더디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일주일에 평균 20개 안팎이던 신규 계좌 수가 올 들어서는 60개 정도로 늘었다는 것이다.
-힘들게 펀드 직판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중간에 판매사가 끼면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고 우리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제대로 알릴 길도 없다. 펀드 판매사들은 흔히 시장이 과열되면 열심히 펀드를 팔고 시장이 얼어붙으면 덩달아 위축된다. 우리는 거꾸로다. 투자자들이 흥분하면 기다리자고 하고, 공포에 떨면 투자하라고 한다. 우리는 고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e-메일 등을 통해 언제든 이런 소통을 할 수 있다.”
-운용 펀드가 글로벌·차이나·코리아 등 세 개밖에 없다. 늘릴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세 개의 펀드만으로도 우리의 투자 철학과 원칙을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이들 펀드를 조 단위로 키우고 우리 자식들에게도 물려주는 100년 펀드로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펀드매니저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무엇인가.
“탐험가 정신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앞서갈 수 있다. 남들에 앞서 상상의 날개를 펴보고, 그게 과연 맞는지 현장을 찾아가 확인하면 얼마든지 좋은 종목들을 손에 쥘 수 있다.”
강 회장이 그랬다. 그는 남들이 홈쇼핑 주식에 주목할 때 택배회사 주식을 사고 길목을 지켰다. 아파트 신축 붐이 일어 남들이 건설주를 살 때면 도시가스 업체 주식을 샀고, 경찰이 교통안전 단속을 강화하면 보험주를 샀다. 결과는 모두 대박이었다.
-투자에 항상 성공할 순 없는 법인데, 실패한 경험은 없었나.
“2000년 초 정보기술(IT) 버블 때 나도 휩쓸렸다. 이런저런 비상장 벤처기업들에 돈을 넣었다. 당시엔 나름대로 유망하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했다. 약 60개 기업에 40억원 정도를 투자했었는데, 지금 살아남은 것은 한두 개밖에 없다. 그때의 실패가 나의 가치투자 철학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반드시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이 그것이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1등 기업이 되고 이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절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은퇴 후 설계를 물어봤다. “주식이 있어 나는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업을 떠난 뒤에는 나의 가치투자 경험을 많은 이에게 전파하고 싶다. 아울러 워런 버핏이 미국의 시골 도시 오마하에서 여는 주주총회처럼 매년 투자자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펼치고 싶다. 축제의 장도 마련할 겸 이곳저곳에 많은 나무를 심고 싶다.”
글=김광기 선임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요즘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 큰돈 벌게 될 것”
강방천(50·사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한국 펀드시장의 이단아다. 남들이 꺼리는 길을 앞서간다. 그는 65개 국내 자산운용사 중 유일하게 펀드 직판(은행·증권 등 판매회사를 거치지 않는 직접 판매)을 고집하고 있다. 나의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야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좋은 기업의 가치는 반드시 주가로 연결된다는 신념의 소유자다. 시장이 공포에 휩싸일 때 그의 눈은 더욱 반짝인다. 가치 있는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과 거꾸로 가는 배포로 그는 외환위기 직후 1억원을 150억원으로 불렸고, 그 돈으로 지금의 자산운용사를 차렸다. 2008년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투자자들에게 “인내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전국을 돌며 강연회를 했고, 신문 광고로 장문의 편지도 계속 썼다. 시장이 나빠지자 갑자기 잠행(潛行)에 들어간 대다수 시장 리더들과 딴판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시장은 대반전극을 펼쳤고, 에셋플러스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76%를 기록해 중앙일보 펀드평가 중소형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강 회장은 시장을 앞서가는 투자 판단으로 명성을 얻었다. 요즘 관심을 쏟는 분야는 무엇인가.
“그린산업의 중심에 있는 전기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우리의 소비 패턴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누릴까, 한국 기업들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등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나의 결론은 한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 시대도 선도하면서 엄청난 성장의 과실을 주식 투자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이란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좀 생뚱맞게 들린다. 아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지난해 여름 중국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중국의 거리는 전기 자전거의 물결이었다. 자전거용 전기모터 제작을 위해 엄청난 구리가 소비되고 있었다. 앞으로 구리 관련 산업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BYD는 하이브리드카의 상용화에 들어갔다. 미국의 워런 버핏이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에 에셋플러스 글로벌펀드도 돈을 넣었다.”
-한국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에서도 두각을 보일 것이라 했는데.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레오모터스라는 회사를 최근 몇 차례 방문했다. 이 회사는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꿔 자동차를 굴리는 ‘파워 트레인’을 만든다. 이 회사의 제품을 시승하면서 현 수준의 배터리로도 엄청난 구동력을 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160t의 트럭을 최고 시속 120㎞로 운행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벌써 관련 업체들이 구매를 타진 중이라고 한다. 관건은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진입장벽인데, 이게 확인되면 투자할 생각이다.”
레오모터스는 아직 국내 증시엔 상장되지 않은 회사지만 모기업인 지주회사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어 우회 투자가 가능하다. 강 회장은 “자동차용 배터리시장을 이미 국내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지 않느냐”며 “전기자동차 산업은 국내 기계공학의 열세를 전기·전자공학의 우위로 일거에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제를 최근 증시로 돌렸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위기는 언제나 존재하고 또 언제나 끝난다. 사람들이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좋을 때는 위기가 없을 듯 생각하고, 또 막상 위기가 닥치면 영원할 듯 걱정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오면 오히려 가치를 높이는 기업들이 많다. 그런 기업들을 찾아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게 나의 소임이라 생각한다. 재정적자 때문에 금융위기가 온 적은 없다.”
-그렇다면 증시를 낙관하는 것인가. 주가 흐름을 전망해 달라.
“나는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맞히기 힘들고 중요하지도 않은 시황 전망에 시간을 허비한다. 여의도의 증권사들을 봐라. 그들은 투자자들이 흥분할 때 지수 2000을 예측하며 덩달아 흥분하고,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는 지수 500을 걱정하며 함께 떨었다. 이는 주식을 언제든 사고팔 증서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의 본질은 가치 있는 기업의 주인이 돼 그 성장 과실을 향유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기업을 찾기에도 너무 바쁘다.”
강 회장은 “그동안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행복을 안겨주었던 삼성전자나 포스코가 주간·월간·6개월 등 단기 수익률 상위 종목에 랭크된 것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좋은 기업의 주인이 됐다는 생각으로 오래 투자하는 사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에셋플러스의 리치투게더 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돈을 어떻게 굴리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의 투자 대상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불황을 즐기며 끝까지 생존할 1등 기업군이다. 불황기의 구조조정을 활용해 오히려 시장의 과점적 지위를 키우는 기업이 한국에는 많다. 둘째는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기업들, 중국시장 팽창의 혜택을 만끽하는 기업들이 우리의 표적이다. 셋째는 미래 신산업을 리드하는 기업들이다. 모바일 시대의 인터넷 관련 사업과 그린혁명을 이끌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리치투게더 펀드는 출시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700억원어치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직접판매의 길이 생각보다 험난했다.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의 펀드를 사려면 인터넷 구매에 앞서 은행에 송금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이를 거부했다. 펀드 판매사인 은행의 입장에서 직판 운용사의 탄생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씨티와 SC제일 등 2개 외국계 은행과 겨우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더디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일주일에 평균 20개 안팎이던 신규 계좌 수가 올 들어서는 60개 정도로 늘었다는 것이다.
-힘들게 펀드 직판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중간에 판매사가 끼면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고 우리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제대로 알릴 길도 없다. 펀드 판매사들은 흔히 시장이 과열되면 열심히 펀드를 팔고 시장이 얼어붙으면 덩달아 위축된다. 우리는 거꾸로다. 투자자들이 흥분하면 기다리자고 하고, 공포에 떨면 투자하라고 한다. 우리는 고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e-메일 등을 통해 언제든 이런 소통을 할 수 있다.”
-운용 펀드가 글로벌·차이나·코리아 등 세 개밖에 없다. 늘릴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세 개의 펀드만으로도 우리의 투자 철학과 원칙을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이들 펀드를 조 단위로 키우고 우리 자식들에게도 물려주는 100년 펀드로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펀드매니저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무엇인가.
“탐험가 정신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앞서갈 수 있다. 남들에 앞서 상상의 날개를 펴보고, 그게 과연 맞는지 현장을 찾아가 확인하면 얼마든지 좋은 종목들을 손에 쥘 수 있다.”
강 회장이 그랬다. 그는 남들이 홈쇼핑 주식에 주목할 때 택배회사 주식을 사고 길목을 지켰다. 아파트 신축 붐이 일어 남들이 건설주를 살 때면 도시가스 업체 주식을 샀고, 경찰이 교통안전 단속을 강화하면 보험주를 샀다. 결과는 모두 대박이었다.
-투자에 항상 성공할 순 없는 법인데, 실패한 경험은 없었나.
“2000년 초 정보기술(IT) 버블 때 나도 휩쓸렸다. 이런저런 비상장 벤처기업들에 돈을 넣었다. 당시엔 나름대로 유망하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했다. 약 60개 기업에 40억원 정도를 투자했었는데, 지금 살아남은 것은 한두 개밖에 없다. 그때의 실패가 나의 가치투자 철학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반드시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이 그것이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1등 기업이 되고 이를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절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은퇴 후 설계를 물어봤다. “주식이 있어 나는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업을 떠난 뒤에는 나의 가치투자 경험을 많은 이에게 전파하고 싶다. 아울러 워런 버핏이 미국의 시골 도시 오마하에서 여는 주주총회처럼 매년 투자자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펼치고 싶다. 축제의 장도 마련할 겸 이곳저곳에 많은 나무를 심고 싶다.”
글=김광기 선임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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